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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돼가? 무엇이든>은 직장을 다니는 두 여자의 이야기다. 입사한 지 4개월이 된 경력 3년차의 지영과 나이는 2살 어리지만 훨씬 더 세파에 찌든 희진은 회사의 박사장으로부터 비밀 업무를 지시 받는다. 세금을 줄이기 위해 밤마다 서류를 위조하는 일을 맡게 된 것이다. 성격이 다른 두 사람은 일을 하면서 여러 갈등을 겪는다. 욕심이 많은 희진이 지영의 서류에 손을 대는가 하면, 박사장은 불필요하게 야근하는 직원들을 알려달라고 조용히 희진을 부른다. 단단하게 짜여진 드라마투르기로 접근하는 <잘돼가? 무엇이든>은 특별한 형식이나 스타일에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두 인물의 전형성을 세밀하게 그려내면서 그들로부터 세상에 대한 모순과 절망감을 호소하고 있다. 세상의 속물근성을 욕하지만 자신도 어쩔 수 없이 그들처럼 변해가는 희진의 몸부림과 나이는 어리지만 그러한 것에 대한 지각이나 눈치조차 없는 지영과의 충돌은 두 사람의 처지를 교감하면서도 갈등하는 순간들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상징적이고 흥미로운 존재는 박사장이다. 온갖 비리와 권력의 냄새를 풍기면서도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이 상징적인 존재는 두 여성의 주변을 감싸고 있는 거대한 힘의 비유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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