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근대사에 관한 후 샤오시엔의 삼부작 중에서 <비정성시>에 이은 두 번째 작품. 후 샤오시엔은 대만에서의 예술가들의 운명과 그들이 살아가야 했던 대만 근대사에 관한 성찰을 위해, 대만 전통 인형극 布袋戱의 대가리 티엔루의 젊은 날을 다시 구성한다. 리 티엔루는 후 샤오시엔의 영화에서 매우 특별한 인물이다. <연연풍진>에서 후 샤오시엔의 영화 속에 처음 등장한 이후 그는 후 샤오시엔 영화의 예술적 페르소나가 되었다. 후 샤오시엔은 리 티엔루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담기 위해, 대만영화의 일반적 관행인 후시녹음을 거절하고 동시녹음을 선택했다. 그 이후 리 티엔루는 <나일의 딸>과 <비정성시>에 등장하여 자신의 목소리로 대만근대사의 순간을 회고하고 기록하였다. <희몽인생>은 리 티엔루의 젊은 날의 기록이자, 동시에 일제 강점기를 거쳐 장개석의 국민당이 도착하는 순간에 이르는 대만 역사의 재현이기도 하다. 인형극 대가의 삶은 그 역사 안에서 인생유전을 거듭한다. 영화 속에서 예술가가 살아가야 하는 시간은, 동시에 대만 근대사 안에서 이루어지는 비극적 운명에 관한 역사의 시간이기도 하다. 후 샤오시엔은 리 티엔루의 인형예술가로서의 삶의 내부를 지나가는 역사를 다시 구성한다. 역사는 인형극 안에서 다시 창조되고, 예술가의 삶은 역사의 운명에 몸을 내맡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