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미는 여고를 졸업하고 공장에 다니는 얌전한 소녀다. 그녀는 동경에 사는 대학생 남자친구를 만날 날을 꿈꾸며 살고 있다. 그러나 어느 비오는 저녁 저돌적인 토모아키를 우연히 만난 후 그녀는 자신과 완전히 다른 그에게 조금씩 빠져들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녀는 폭력과 범죄를 일삼는 토모아키와의 생활에서,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자신 속의 광기를 발견한다. 급기야 그녀는 토모아키와 함께 옆집 남자를 유인하고, 섹스와 폭력을 통해 그를 살인하기에 이른다. 토모아키에게서 벗어나는 것만이 그녀가 광기에서 깨어나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러나 6년 만에 그를 다시 만난 그녀는 그에게서 벗어나는 것이 불가능함을 깨닫는다. 그녀의 마지막 선택은?

전작 <뇌어>와 마찬가지로 1994년 일본에서 실제 있었던 사건을 토대로 한 <히스테릭>은 일본판 <보니와 클라이드>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살인, 강간, 폭력 등의 소재를 통속적인 영화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화면 속에 담아왔던 감독의 솜씨는, 이번에도 관객을 광기 속으로 서서히 그리고 매혹적으로 끌어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