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에 뒤 시네마 평론가 출신으로 꾸준히 작품을 만들어온 뤽 물레의 2010년 작품이다. 영화는 1968년이라는 강렬한 문자와 반항적인 젊은이의 몸짓으로 시작하는데 마치 68혁명과 관련 있는 전형적인 정치 영화처럼 보인다. 그러나 감독이 선택한 것은 1968년 이후 사회 시스템의 변화를 차곡차곡 기록한 영상 푸티지들(footages)이다. 이 영상들은 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기계의 모습들을 모은 것이다. 이것은 서구 사회의 대규모 파업에 대응하기 위해 자본가가 변화시킨 사회 시스템의 모습일 것인데, 가만히 보면 그 모습이 매우 우스꽝스럽다. 그런 의미에서“프린팅이 완료되었습니다”라는 영화의 마지막 내레이션은 의미심장하고 슬프기까지 하다. 정치적 주제를 다루진 않지만 그 어떤 영화보다 정치적인 영화처럼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임경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