욘시, 그의 목소리는 세계를 꿈꾸게 한다. 욘시가 이름을 알린 것은 1994년, 아일랜드의 혁신적이고 실험적인 국보급 밴드‘시규어 로스’를 결성하면서부터였다. 그가 포착한 음악언어는 전대미문의 것이며, ‘포스트록’‘슈게이징’‘스페이스 록’등으로 이제야 새롭게 명명되고 있는 중이다. 15년간 이 밴드의 정신적 지주이자 위대한 보컬 기타리스트로 활동했던 욘 쏘르 비르기손은 밴드 멤버들의 결혼으로 인한 활동 공백 속에서 자신의 이름을 욘시로 바꾸고 다시 새로운 길을 모색한다. 2009년 그의 정신적 파트너인 알렉스 소머스와 함께 작업한 앨범《Riceboy Sleeps》이후, 그는 역사적인 솔로앨범《Go》를 들고 다시 돌아왔다. 타임즈, 스핀 등 각종 음악잡지에서 만점에 가까운 평점을 받은 이 천재의 귀환은 신선함을 넘어 감성 내면의 미적 충동을 황홀경 속에 분출시키는 귀중한 경험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낙원을 가로질러 온 듯한 욘시의 몽환적인 사운드는 , 등에서 두드러지게 사용된 글로켄슈피엘과 비브라폰 등의 건반 타악기 그리고 욘시 작곡의 모체이자 천상의 소리를 만들어내는 하모늄을 위시한 멜로트론, 첼레스트 등의 오르간계열 악기, 아프리카 악기 칼림바를 비롯한 민속악기들의 융합 속에서 구현된다. 아이슬란드의 자연을 연상시키는 빙괴의 울림 같은 사운드에 실린 가사는 아이슬란드어와 욘시 스스로 창작한 희망어(Hopelandic)다. 이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의 공명은 그의 음악의 초현실성을 숭고함의 경지로 격상시킨다. 북유럽 새벽 숲의 청아한 울림을 간직한 욘시의 사운드를 뒷받침하는 이 미학적 영상은 후반부로 갈수록 자연스럽게 위대한 음악의 울림에만 집중하고 있다. 엘리엇 셀러스 편집감독의 탁월한 기량은 이 넘치지 않는 미덕으로 입증된다. (조장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