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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 문화, 언어, 환경 등 모든 것이 다른 남녀가 함께 산다는 것은 어떻게 가능할까. 많은 차이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 함께 살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사랑이란 감정의 정체는 도대체 뭘까. <비커밍 킴>은 이러한 질문 위를 부유하는 다큐멘터리다. 10여 년 전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우연히 만난 독일 여성 수잔나와 한국 남성 정래는 순식간에 사랑에 빠져 결혼했고 딸 한나를 얻었다. 하지만 역시 실전 결혼은 연애의 환상과 거리가 멀었다. 역마살을 가진 듯한 정래는 독일에서부터 걸핏하면 집 밖으로 돌았고 마침내 고향인 한국 강원도로 돌아가 장작구이 닭집을 연다고 한다. 본업이 다큐멘터리 감독인 수잔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상황이 돼 정래에게 '만약 당신이 치킨집을 연다면 우리에 관한 영화를 찍겠다'고 선언한다. 이렇게 만들어지게 된 <비커밍 킴> 속 세계는 복잡하기 짝이 없다. 수잔나는 딸 한나와 함께 한국으로 와 보통 가족처럼 살아보려 하지만 이 또한 정래의 비협조적 태도와 문화적 장벽에 가로막힌다. 정래가 다시 독일에 와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는다. 사실, 이들 부부와 가족의 상황은 보기에 따라 매우 심각할 수도 있지만, 수잔나 김 감독의 낙관적인 태도 덕에 유머러스하게 승화되곤 한다. 닭 분장을 한 채 시위하듯 거리를 돌아다니거나 하마 탈을 쓰고 어슬렁거리는 수잔나의 모습은 이들 관계의 긴장감을 조금이나마 늦춰준다. <비커밍 킴>은 앞서 언급한 사랑의 비밀을 해결해주지는 못하지만, 관계가 문제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 원인을 파헤치다 보면 조금씩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전달한다. (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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