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반의 로스앤젤레스를 배경으로 한, 외로운 열여섯 살 한국계 미국인 소녀인 하영이 주인공이다. 하영의 아빠와 엄마는 별거 상태고, 대학 진학을 앞둔 하영은 엄마, 여동생과 함께 좁은 아파트에 살고 있다. 카펫 판매를 하는 아빠는 밝은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하며, 하영 역시 가끔 이지만 아빠와의 시간이 편하다. 반면 피아노 레슨, 식당 서빙 등 하영의 학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발버둥 치는 엄마와의 관계는 늘 긴장감이 흐른다. 결국 아빠는 한국으로 돌아가고, 하영의 학원 생활도 어렵기만 하다.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이민 가정에서 결혼 생활의 위기를 맞은 부모와 사춘기를 맞은 아이라는 설정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위기감을 주는데, 셸리 요 감독은 장편 데뷔작임에도 여러 상황과 인물들의 성격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특히 하영 역의 유지영과 엄마 역을 맡은 아빈 앤드류스의 연기는 이들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든다. (전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