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형, 이규열 감독의 <건축학 고양이>는 커피숍 주인이자 영화 제작자인 빈스로드 정윤재 대표와 아내 장윤선 씨가 집을 새로 지으면서 겪는 일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부부는 카페도 확장하고 자투리 땅도 활용하기 위해 새집을 짓지만 코로나 사태와 대출난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집 짓기보다 부부가 갈등하는 것은 고양이들 때문이다. 아내는 열성적인 길고양이 보호자로 살아가지만 남편은 ‘캣맘'에 대한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하는 탓에 의견이 엇갈린다. <건축학 고양이>는 길고양이와 사람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고민하는 한편, 부부가 집 짓는 과정 또한 세밀하게 보여준다. 골조 공사부터 형틀 공사, 지붕 콘크리트 타설, 인테리어까지 과정을 하나하나 설명하는 일종의 ‘건축학 개론’인 셈이다. 영화는 편집을 통해 사안마다 의견이 맞지 않는 부부의 모습을 유머러스하게 드러내는데, 그럼에도 새집이 척척 완성되는 것을 보고 있으니 길고양이를 둘러싼 이웃들의 서로 다른 의견 또한 결국 해결될 수 있으리라는 낙관을 얻게 된다. (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