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홀로족’은 뉴스에서만 보이는 대상이 아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시대를 맞아 혼자 일하고 혼자 밥 먹고 혼자 쉬는 주인공 진아 같은 존재는 무한대로 증식되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라는 명제를 구시대의 유물로 치부하듯, 이들은 혼자서도 큰 어려움 없이 살아가는 가장 현대적 인간처럼 보이기도 한다. <혼자 사는 사람들>은 타인과의 소통을 싫어하거나 거부하는 나홀로족 진아의 삶에서 일어나는 균열을 섬세하게 포착하는 영화다. 어머니 사망 이후 더욱 마음의 문을 걸어 잠근 진아는 아버지, 아파트 이웃, 직장 내 후배 등과 교류를 회피하지만, 내면의 작은 틈새를 통해 들어온 고독의 냄새와 공포스러운 기운까지 떨쳐낼 수는 없다. 대부분의 장면에서 무표정하게 전화를 받고 대화를 하며 감정을 표출하는 공승연의 연기도 기억할 만하다. (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