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에서 미술을 공부하는 윤주는 졸업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윤주는 작품 재료를 구하러 간 고물상에서 지수와 마주치게 된다. 어울리지 않는 공간에 있는 지수의 모습에 윤주는 호감을 품는다. 얼마 후 윤주는 편의점에서 지수와 재회하고 몇 번의 만남 끝에 두 사람은 연애를 시작한다. 지수를 통해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연애의 설렘을 알게 된 윤주는 점점 더 지수에게 빠져든다. 영화는 윤주가 동성에게 사랑을 느끼는 사람이라는 걸 굳이 설명하지 않는다.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암시가 있지만 윤주는 애초에 자신의 성적 지향에 둔감하거나 그런 척 한다. 그렇기 때문에 윤주가 지수와 본격적인 연애에 빠져들었을 때 이들의 연애가 쉽게 부서질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닐까라고 추측을 쉽게 해볼 수 있다. 영화는 그 깨어지기 힘든 지점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들며 두 주인공의 심리를 조심스럽게 넘본다. 어떤 이들은 소심하다고 하겠지만 이 영화는 두 주인공의 사람을 신중하게 보듬으며 동시에 하나의 정당한 사랑이 성립할 수 없도록 인물들에게 강제하는 이 사회의 스산한 공기도 영화에 담으려 한다. (김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