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팍레이>의 배경이 되는 도시인 마니푸르는 인도 동부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서쪽으로 방글라데시 및 부탄, 동쪽으로는 버마(미얀마)와 맞닿아 있는 마니푸르주는 원래 버마에 종속되어있었으나 영국의 인도 지배 이후 인도로 편입되어 마니푸르주로 승격되었다. 마니푸르가 위치한 인도 동부 지역은 외국인의 출입에 상당한 제한이 있고, 주민들의 생김새도 인도보다는 동남아시아 쪽과 가까워 사실상 발리우드 문화와는 동떨어진 상태로 발전해왔다. 1980년까지만 해도 마니푸르의 주된 오락물은 힌디어로 제작된 발리우드들이었지만 2000년대에 이르러 마니푸르 내의 분리주의자들의 자족 문화 보호공언이 선언되면서부터 발리우드 영화들이 방영금지 처분되었다. 다시 말해 마니푸르 영화들은 발리우드와는 전혀 다른 노선을 통해 단독적으로 성장하게 되었던 것이다.
마니푸르의 많은 영화들은 힌디권 영화들의 강한 특색에 밀려나 인도 내에서조차 제대로 소개될 기회를 잃어왔다. 때문에 지난 30년 동안 마니푸르의 문화와 생활방식이 보존된, 마니푸르의 영화를 만들고 있는 아리밤 시암 샤르마 감독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감독이다. 그의 신작인 <레이팍레이>는 한 여인의 고달픈 생애라는 비교적 평범한 주제를 다루고 있으나, 마니푸르주 인물들의 일상과 고민을 최대한 밀착해서 이야기했다는 점에서 그 보존적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