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들의 삶을 다룬 우화랄까? 점프 컷이 충격을 동반한 논리적 비약이라 할 때, 그것의 강도가 강하면 강할수록 닭들에게 들이닥치는 비극도 강해질 터이고 더불어 닭을 거리낌 없이 식용으로 삼는 인간문명의 잔혹성 역시 강조될 터. 처음엔 인간 탈을 쓴 닭의 권력 관계 정도를 세밀하게 묘사할 것처럼 보였다. 허나 한 마리의 닭이 기습적으로 사라지면서 상황은 급변한다. 어떤 합당한 설명도 없이 우화는 현실로 점프 컷 한다. 최종적으로 우리의 시야에 포착되는 것은 튀겨 지기 직전 도마 위에서 산산이 조각나는 닭의 신체, 그러니까 날 것 그대로의 폭력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