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완은 지방의 PC방에 숨어 사는 젊은 교주를 찾아온다. 그는 형의 병을 고치고자 교회에 모든 것을 바치며 살던 엄마가 자살을 하게 되어 교주를 찾아왔다. 복수를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상황은 이상하게 흘러간다. 시완은 젊은 교주에게 끌리기 시작하고 PC방 운영자의 딸에게도 연정을 느낀다. 잔혹하게만 여겨지는 삶에서, 모든 교류의 끈이 완전히 단절된 듯이 보이는 삶에서, 시멘트를 뚫고 나오는 새싹처럼 작은 기적이 일어날 듯한 기미가 보인다. 오랜만에 신작을 만든 안슬기 감독의 전방위적 시각의 섬세함이 돋보이는 영화이다. (김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