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의 볼리비아는 영화적으로 미지의 땅이다. 체 게바라가 게릴라 투쟁을 벌였던 나라로만 우리에게 알려진 볼리비아. 이 나라에도 세계 어디에서나 발생하고 있는 10대들의 성적 고민에 따른 문제들이 일어나고 있다. 이 영화의 감독인 로드리고 벨롯은 디지털로 영화를 찍고 화면을 이중으로 분할하는 실험을 한다. 아벨 강스가<나폴레옹>에서 화면을 가로로 세 등분하는 실험을 시도했다면, 로드리고 벨롯은 시종일관 영화를 수직으로 절반씩 나눈다. 하나의 장면을 두 대의 카메라가 찍고 교묘하게 편집을 해 관객으로 하여금 다양한 시점으로 영회를 감상하게 만들고 있다. 그리고 영화의 각 챕터는 버거킹이라는 동일한 장소로 매개되고, 인물들 역시 같은 시간대에 서로 스쳐 지나간다. 영화는 가부장제의 폭력과 처녀성, 그리고 매매춘, 성폭력의 문제를 제기한다. 여자친구를 폭력적으로 소유하려는 마초 청년은 미국으로 건너가 백인 남성들에게 성폭행을 당한다. 그는 볼리비아에서는 마초로서 여성을 억압할 수 있었지만, 미국의 백인들에게는 단지 후진국에서 온 외국인일 뿐이다. 아무런 준비 없이 성관계를 한 소녀는 임산을 해서 구토를 하고, 늙은 창녀와 성관계를 한 15세 소년도 구토를 한다. 그 모든 것이 억압적인 성문화 때문에 일어나는 일들이다. 주체적인 결정을 하지 못하고 성적인 종속 상태에 있는 것이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낳을 수 있는가를 이 영화는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