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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함께 읽는 영화: 셰럴 두녜이 <워터멜론 우먼>
2021-09-02 12:00:00Hits 148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2021-09-02

『아이 엠 인디펜던트』 특집 #1. 듀나
[함께 읽는 영화] 셰럴 두녜이 <워터멜론 우먼>

안녕하세요, 전주국제영화제 뉴스레터 '함께 쓰는 편지'입니다!

그간 무탈하셨지요? 지난 영화제 폐막 소식 이후 굉장히 오랜만에 인사를 드리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한동안은 전주와 인연이 깊은 영화를 꼼꼼히 읽는 시간, 비정기 코너 '함께 읽는 영화'로 찾아뵈려고 하는데요. :)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스페셜 포커스: 인디펜던트 우먼> 섹션을 기억하고 계실까요? 체칠리아 만지니, 포루그 파로흐자드, 바바라 로든, 한옥희, 안나 카리나, 셰럴 두녜이, 알베르티나 카리 등 영화사에 깊이 있는 흔적을 남겼던 7인의 여성 영화감독을 집중 조명하는 섹션이었지요.

이들의 업적과 작품을 기리고자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아이 엠 인디펜던트: 주류를 넘어, 7인의 여성 독립영화 감독이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는데요. 참으로 감사하게도 많은 독자분들의 사랑을 꾸준히, 실시간으로 받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저희의 책을 통해 이들 작품을 알게 될 분들을 위해, 영화의 이야기를 좀더 풀어놓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작품을 감상하고 '관객'으로서 『아이 엠 인디펜던트』를 읽게 되는 것과는 다른, 별개의 경험을 하고 계실 '독자'분들을 위해서 말이죠.

그래서 '함께 읽는 영화: 아이 엠 인디펜던트 특집'을 준비했습니다. 첫 번째 필자로는 SF 소설가이자 영화 평론가인 '듀나'님을 모셨는데요. 1992년 온라인 PC 통신 시절 짧은 단편으로 활동을 시작해 현재까지 매우 활발히 작업을 이어 오고 계시죠. 소설가로서 뿐만 아니라, 영화 평론 분야에서도 엄청난 정보량을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 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항간에 '듀나는 사실 개인이 아니라 집단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을 정도입니다. 

듀나의 시선으로 읽는 <워터멜론 우먼>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

👇듀나의 시선으로 읽는 <워터멜론 우먼>👇

나에게 <워터멜론 우먼>에 대한 글을 써달라는 의뢰가 들어온 이유는 단 하나. 1999년에 내가 이 영화에 대한 짧은 리뷰를 썼고 그게 한 동안 인터넷에서 검색할 수 있는 이 영화에 대한 거의 유일한 한국어 자료였기 때문이다. 선착순의 힘이랄까.


영화 이야기를 하기 전에, 1990년대 LGBTQ+ 영화들, 특히 그중에서 퀴어 여성 소재 영화들에 대해 먼저 몇 마디 해야 할 것 같다. 그 전에 이 소재와 주제의 영화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들이 본격적으로 미국에서 장르화된 건 1990년대부터이다. 두 편의 영화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도나 디치의 1985년작 <데저트 하츠>와 로즈 트로체의 1994년작 <고 피쉬>. <데저트 하츠>가 예상외의 깜짝 히트작이었다면 <고 피쉬>는 이 소재의 영화들이 저예산 인디 영화의 틀 안에서 지속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후 퀴어 여성 소재 영화는 소위 '뉴 퀴어 시네마'의 유행을 타고 급격하게 늘어나는데, 여전히 남성 동성애 소재 영화보다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부족했다. 이는 호모포비아보다는 성차별의 영향이 더 컸다. 당사자성을 가진 여성 창작자들의 영화계 진입이 어려웠던 것이다. 그래도 관객들은 투덜거리면서도 이게 어디냐며 꾸준히 나오는 영화들을 집어삼켰다. 이들이 영화들을 먹여 살리자, 케이트 블란쳇, 샤를리즈 테론과 같은 쟁쟁한 할리우드 배우들이 동성애자를 연기하고 칸에 굵직굵직한 영화들이 경쟁부분에 진출하는 시대가 이어졌고, 지금은 한국 드라마에서도 조소과 여성 커플이 시청자 눈앞에서 꽁냥거리는 단계*를 지나고 있다.
*JTBC 10부작 드라마, <알고 있지만> (2021.06.19. ~ 2021.08.21.)


셰럴 두녜이의 <워터멜론 우먼>은 1996년작이니, '영화가 나와주다니 그것만으로 고맙다' 시기에 속한다. <고 피쉬>의 흥행 영향 아래 있으며 심지어 그 영화 주연배우 두 명이 모두 나온다. (기네비어 터너는 주인공 셰럴의 백인 여자친구 다이애나이고, V.S. 브로디는 가라오케에서 노래를 부르는 빨간 머리 음치다.) 단지 비슷한 시기에 나왔던 많은 영화들과는 달리 이 영화는 25년 뒤에 보아도 생생한 매력을 잃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그때보다 더 좋아졌다. 영화의 역사를 다룬 이 영화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역사의 일부가 되었고 그 동안 여분의 무게를 얻게 되었다. 

"<워터멜론 우먼>에서 두녜이는 
익살스러운 동시에 대단히 정치적인 선택을 했다. 
바로, 역사를 지어낸 것이다." 
*데비카 기리시, 「역사를 꿈꾸다-셰럴 두녜이의 <워터멜론 우먼>」

셰럴 두녜이는 이 영화에서 허구의 자신을 연기한다. 타란티노처럼 비디오 가게에서 일하고 가끔 결혼 비디오를 찍으면서 영화감독을 꿈꾸는 젊은이다. 그리고 영화 중반부터 셰럴은 가게 손님인 다이애나와 연애를 시작한다. 현대, 그러니까 90년대 퀴어 여성의 일상과 고민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 파트는 <고 피쉬>스럽다.

하지만 영화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셰럴의 <워터멜론 우먼> 비디오 프로젝트이다. 비디오 가게 직원이라는 점을 이용해서 옛날 흑인 배우들이 나오는 영화들을 공짜로 보고 있던 셰럴은 '워터멜론 우먼'이라는 이름으로만 나와 있는 흑인 하녀 전문 배우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 지금 같았다면 그냥 구글로 검색했겠지만, 90년대는 지금과 다른 때였고, 곧 영화 한 편을 채울 수 있는 탐정 작업이 이어진다. 

<워터멜론 우먼>은 허구의 인물이고 이는 이 방면에 대해 어느 정도 지식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영화 속에서 '워터멜론 우먼' 페이 리처즈의 연인으로 나오는 마사 페이지는 동성애자였고 할리우드에서 활동한 유일한 여성 감독이었던 도로시 아즈너를 모델로 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셰럴 두녜이의 목표는 허구의 역사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그 동안 은폐되고 잊힌 역사를 상상력을 통해 되살리는 것이다. 그리고 영화는 그 불완전하고 인종차별적인 환경 속에서 최대한 자신을 드러내고 그들의 존재를 역사에 남긴 선배들을 예찬하며 그들의 역사와 고민을 물려받는다. 

<워터멜론 우먼>이 20여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더 좋은 영화가 된 이유는 인종, 여성, 퀴어라는 주제를 다루는 영화의 방법과 입장이 완벽하게 무결한 모습으로 완성되어 있기 때문이 아니다. (그런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가능하기는 할까.) 그보다는 과거와 지금의 현재,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로 이어지는 역동적인 흐름을 바라보는 1990년대 영화인의 태도와 비전이 그동안 이어진 역사 속에서 더 의미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결코 어떤 완성이나 정답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불완전한 역사 속에서 스스로의 이야기를 하면서 새로운 역사를 쓸 기회를 후배들에게 물려줄 것이다.
듀나(소설가, 칼럼니스트)
1992년부터 여러 매체를 통해 영화 평론 및 대중문화 비평, SF 소설을 발표했다.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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