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 없이는 사랑도 없다!´. 열 살 난 차스키가 인생의 다양한 통과제의를 거치면서 얻게 되는 가장 커다란 깨달음이다. 이제 막 사춘기에 들어서는 차스키의 가장 큰 고민은 ´어린아이´ 티를 벗어던지는 것. 이를 위해서는 여자 친구 마리아에게 멋진 키스를 안겨줘야 하는데 그 방법을 몰라서 고민이다. 그리이스 내전 당시 파티잔으로 저항운동을 펼치면서 사랑까지 얻었던 할아버지가 임종 직전 차스키에게 의미심장한 말씀을 남기는데 그 내용이 바로 ´사랑과 우정은 같다´는 것이다. 마리아의 호감을 얻으려다가 친구 페르를 잃고만 차스키에게는 결정적인 가르침이 아닐 수 없다. 덕분에 차스키는 형식적인 키스를 통한 서툰 어른 흉내가 아니라, 친구의 내면에 자리 잡은 고통을 이해함으로써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할아버지의 죽음과 여동생의 탄생, 우정의 상실과 회복, 키스로 대변되는 성적 호기심, 어린 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해 가는 10대 소년소녀들의 풋풋한 사랑과 심리적 갈등이 영화 전반에 골고루 배어 있다. 더불어 록 밴드 가수로 씩씩하고 활달하게 살아가는 차스키의 엄마는 어린 시절의 꿈을 실현하며 살아가는 삶의 아름다움을 전해 준다. 중간 중간 등장하여 따뜻한 사랑과 애정 어린 조언을 잊지 않는 외할아버지 역시 영화의 무게중심을 튼튼하게 잡아준다. "우리는 때로 해서는 안 될 말을 하곤 하지. 하지만 그게 인생이란다. 사람은 누구나 불완전하기 때문이지". 인생이란, 불완전하기 때문에 새로운 꿈을 꿀 수밖에 없는 무엇이다. 차스키의 우정과 사랑은 결핍에 민감해지기 시작한 사춘기 소년이 꾸는 가장 커다란 꿈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