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난 영매라는 존재가 매우 흥미롭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정확하다는 점 때문에 내 작품 주제로 고려하였다. "신과의 대화" 라는 제목도 정해 놓았지만 정해 놓은 주제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다. 왜였을까? 무당의 몸에 내린 신이 카메라를 기피한다는 사살 때문이었다. 어느 날 밤, 나는 영매가 무아지경에 있고 신이 깨어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난 황급히 신이 나에게 영매를 카메라에 담을 수 있도록 해 줄 것인지 직접 부딪쳐 보기로 결심하고 DV 카메라를 챙겨 50cc 오토바이에 몸을 실었다. 그 뒤에 아주 흥미로운 일이 벌어졌다.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도중 근처 사원에서 열리는 종교 행사 때문에 교통 체증이 아주 심했다. 사람들이 도로의 대부분을 점거하고 어떤 신의 탄신일을 축하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 카메라는 그 어떤 신의 모습도 담아내지 못했지만 대신 "신과의 대화"를 얻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