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서 출소한 프란츠 발쉬는 또다시 과거 사람들과 접촉을 시도한다. 프란츠는 애인 조안나에게 돌아가지만 마가레테 때문에 조안나와 헤어지고 형 마리안을 찾아간다. 마리안은 슈퍼마켓 습격을 계획했지만 이중으로 배신을 당한다. 즉, 조안나로부터는 보복을 당하고, 마가레테로부터는 사랑의 배신을 당하게 된다. 결국 마리안은 신디케이트의 지시를 따르지 않아 피살되고 프란츠와 슈퍼마켓 주인도 역시 같은 운명에 처한다. 파스빈더의 세 번째 영화인 이 작품은 첫 영화인 <죽음보다 차가운 사랑>과 연결되어 있다. 단조로운 언어, 움직임이 없거나 느린 롱 테이크는 파스빈더 초기 영화 스타일의 특징들이다. 등장인물들은 인생 역경도 없고, 미래도 없지만 무자비하거나 냉혹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이런 감정들은 증오, 사랑, 또는 무관심으로 갈라지고 감정의 과잉은 등장인물의 행동과 영화의 줄거리를 규정하는 데까지 뻗어나간다.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미국의 갱스터 영화가 건달인 체하는 실제 사람들의 의식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는 사실을 보여주려 한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이들에게 남는 것은 영화의 신화를 모방하는 것이 현실에서는 실패와 좌절로 이어진다는 사실뿐이다. 결국 이들의 죽음은 미국의 갱스터 영화와는 달리 사회적으로도 큰 중요성을 얻지 못한 채 고립된 개인적 죽음으로 남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