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에서 먹고 말하는 사람들을 찍은, 세 시간 길이의 영화. 호감을 갖기 힘든 조건을 모두 갖춘 다큐멘터리 <새로운 해>는 중국 이민자 가족의 일상에 카메라를 고정시킨다. 중국 사회에서 식사는 일종의 사회적인 회합이다. 그 안에는 구성원들의 생각과 감정이 녹아 있다. 이 점에 착안한 영화는 13개월 동안 가족의 식사를 기록하는 단순하지만 효과적인 구성을 택했다. 그러나 액면과 달리 영화에는 먹고 말하는 것 이상이 있다. 몇 가지 형식적인 아이디어가 주목을 끈다. 모든 장면은 롱테이크이고 미디엄 롱 쇼트 또는 롱 쇼트 정도 되는 거리에서 찍혔다. 공간은 제한적이고 요리하는 장면 하나 없이 먹는 것만 보여준다. 단조로운 이미지가 지속되면서 중요한 기능을 하는 것은 사운드이다. 텔레비전에서 들리는 사운드는 무심한 가족들의 관계에 침투한 이질적인 요소로 삽입되어 있다. 단순하고 미니멀한 <새로운 해>는 불행과 빈곤, 노동계급 가족에 대한 묘사를 통해 중국 사회에 대한 인상적인 성찰을 끌어낸다. [장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