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플>은 브라질 남부의 시골 마을에 거주하는 공동체의 정체성을 다룬 이야기이다. 주인공 디오네는 평원과 양떼 목장이 주를 이루는 한적한 시골 마을에 남은 얼마 되지 않는 젊은이이다. 지역개발을 명목으로 외부인들이 마을을 드나들면서 생활 터전이 위협당하자 디오네는 자신의 손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로 한다. 초반부 지지부진하게 전개되었던 내러티브는 장르적 긴장이 증대되는 중반부를 지나며 진가를 드러낸다. 원주민과 정복자들의 대립이라는 서부극의 구도 아래 코맥 매카시 풍의 하드보일드가 솜씨 좋게 조율되어 간다. 다비 프레투 감독은 스타일을 과시하지 않는 절제된 연출을 보여준다. 대사나 음악 등을 자제하고 평원에서의 바람 소리, 멀리서 다가오는 자동차 소리, 총소리 등으로 긴장을 만든다. 문명의 이기를 받아들이라고 강요하는 이들에 맞선 디오네의 투쟁은 필연적으로 폭력과 연결된다. 무한히 확대되는 자본주의와 공존하는 일상으로부터, 인간과 기계이 관계로부터 흘러나오는 보이지 않는 폭력을 암시한다. [장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