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며느리 선영은 마트에서 장을 보고 집으로 향한다. 첫째 아들 기태는 큰 가방을 사고 중국에서 들여온 독약을 사서 빌린 승합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온다. 둘째 아들 성일은 자신의 동거녀인 정복을 데리고 집에 들어온다. 집엔 엄마와 셋째 딸, 넷째아들, 막내아들, 그리고 괴물이 돼버린 원래 가장 큰 아들이었던 남자가 살고 있다. 드디어 이 집안에서의 마지막 생일잔치가 시작된다. 엄마는 식구들에게 괴물 아들의 방에 들어가 10분씩 마지막 시간을 함께 하라고 명령한다. 식구들은 괴물 아들 앞에서 자신들의 상처와 비밀을 하나씩 털어놓는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식구들은 술과 음식으로 취해가고 그들의 말할 수 없는 비참한 가족사가 하나씩 드러난다.
이승원의 데뷔작 <해피 뻐스데이>는 종잡을 수 없는 에너지로 가득 찬 작품이다. 등장인물들의 어이없는 행동은 관객을 당황하게 만들며 조금씩 실없는 웃음을 짓게 만드는 가운데 외면할 수 없는 슬픈 기운이 퍼져 나온다. 트라우마에 대한 독창적인 접근으로 만악의 근원인 가족의 실체에 대해 거듭 생각하게 만든다. [김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