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에서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네 명의 뮤지션들이 여행을 떠난다. 이들은 그곳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 교류하고 음악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동시에 여정을 함께 하기에는 여러 난제가 따른다. 감독은 그들이 예정했던 목적지에 함께 도착하기를 바라지만 그들이 감독의 의도대로 움직여줄 리 없다. <비스타리, 히말라야>는 감독이 의도한 바와 그 의도가 어긋나는 과정을 관객이 알아차리면서 오히려 다른 재미를 느끼게 되는 다큐멘터리다. 세속의 인생지침은 누구에게나 정상에 오르라고 독려하지만 자기 음악이 좋아서 멋대로 사는 음악인들에게 이런 지침이 통할 리 없다. 감독도 그걸 잘 알고 체념하는 것 같다. 그들이 목적한 여행을 포기하는 동안 화면을 대신 채우는 것은 그들의 음악과 그들이 여행 도중 맺는 현지 사람들과의 음악을 통해 맺는 우정이다. 홍대 인디 음악계에서 꽤 알려진 음악인들이 사적인 자리에서 흥에 겨워 켜는 음악들은 무구하며 틀에 얽매이지 않는 호연지기를 관객에게 안겨주는데 이것이 이 영화를 통해 관객이 대리 만끽하는 여행의 즐거움이다. (김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