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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전쟁 말기 허무주의에 빠진 소설가와 매춘부가 전쟁이 끝날 때까지라는 단서를 달고 동거를 시작한다. 남자는 여자의 몸을 탐하는 대신 사랑하지는 않는다. 여자는 몸을 허락하는 대신 사랑하고 싶어한다. 한편 전쟁터에서 돌아온 다른 남자는 식량을 구하는 여자들을 꼬여 잔인하게 학대한다. 개인들의 가학과 피학이 순환되는 관계 속에서 전시의 억압을 냉정하게 응시하는 이 영화는 오시마 나기사의 <감각의 제국>이래 우리에게 익숙한 성의 가학 피학 관계에 당대의 정치적 메타포를 집어넣는 일본 영화의 한 경향을 떠올리게 한다. 전쟁이라는 괴물이 낳은 두 인물 군상이 등장하는데 전쟁터에 나갔다가 귀환해 여자들을 강간하며 자신의 괴물성을 확인하는 남자와 전쟁을 거부한 대신 자신의 몸을 학대하며 여왕벌과 교접함으로써 목숨을 끊으려는 일벌처럼 매춘부의 몸을 탐닉하는 허무주의 소설가가 양극단을 대변한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든 끈질기게 삶을 이어가는 매춘부는 이 영화가 긍정하는 유일한 인간형처럼 보이는데 역설적으로 그녀는 어떤 쾌락에도 반응하지 않는 불감증으로 자신을 보호하고 있다. 그런 그녀가 가끔 넌지시 비춰 보이는 타인과 세상에 대한 열린 감각은 이 영화에 흐르는 비관주의가 감추고 있는 낙관의 역설적인 양상이라 할 것이다. 세상은 결코 좋아지지 않고 타락한 세상을 닮은 괴물이 되거나 그 세상으로부터 퇴각해 소멸하더라도 대다수 인간은 살아남아 여하튼 삶을 이어가고 그 가운데 스스로 찾아내는 삶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이 영화는 낮은 목소리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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