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이 전국을 휩쓸던 겨울, 영화감독인 윤은 산골마을의 어느 농장에서 오래된 방식으로 돼지를 키우는 농부와 그의 돼지들을 만나게 된다. 어미돼지 십순이와 아기돼지 돈수의 일상을 따라가면서 윤은 이제껏 몰랐던 돼지들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영리하고 사랑스러운 돼지들과 정이 들어가는 동시에 농장의 이면을 알게 되면서 윤은 그동안 좋아했던 돈까스를 더 이상 마음 편히 먹을 수 없게 된다. 고기를 좋아하는 남편과 어린 아들의 밥상 메뉴 선택도 더욱 어려워진다. 육식을 포기하지 않는 남편과 아들의 모습을 보며 육식에 관한 윤의 문제의식은 일상적 차원에서 진행된다.

황윤 감독은 자신과 가족의 일상을 투영시켜 동물권과 육식산업의 현실에 관한 성찰을 담는다. 육식산업의 시스템 고찰과 돼지 육아 다이어리를 결합해 고기를 먹는다는 것의 함의를 새로운 방향에서 질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