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페레다는 그의 최신작 <골리앗의 여름>에서 새로운 미지의 땅으로 여행을 떠난다. 그의 작품 중에선 처음으로 내러티브가 두 명의 등장인물 사이에서 분할된다. 남편 에두아르도가 자신과 가족을 버리고 다른 여자와 바람이 났다는 사실에 화가 나 있는 테레사(<페르페툼 모빌레>에서도 가비노의 엄마 역을 맡았던 테레사 산체스)와 군복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그녀의 아들 가비노(페레다의 매력적인 얼터-에고라 할 가비노 로드리게스) 사이에서. 가비노의 캐릭터는 예전영화에서와 유사하지만 불량함이 더해졌다. 엄마와 있을 때면, 아버지에게 전할, 해야 할 일의 목록이 길게 적힌 편지를 외우기도 하지만, 친구들과 있을 때면 노인을 놀리고 사람을 구타하기도 하는 야수로 돌변한다. 페레다의 작품에서 늘 그러하듯, 테레사의 상처와 사회에 적응하려던 가비노의 모습은 주변에 존재하는 다른 일들과 뒤섞여 흐릿하게 나타난다. (이 영화에 나오는 한 장면이 똑같이 삽입되어 있는 <지구와의 인터뷰>와 유사하게) 페레다는 화면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골리앗’이란 별명을 가진 소년과 인터뷰를 하는데, 그에게 여자친구를 죽였다는 게 사실인지 묻는다. 초기작품들 이후 이제 완전히 만개한 것으로 보일 만큼 페레다의 연출력은 더욱 발전했다. 그는 피사계 심도가 얕은 카메라 렌즈를 활용해 초점이 불안한 이미지들을 만들어내고 있는데, 이는 수많은 방식으로 분열된 여러 삶들이 존재하는 현실의 불안정성을 강조한다. (로버트 쾰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