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사람이고 삶이다. 나이가 많든 적든,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가족들과 함께 살든 단칸방에 홀로 살든 사랑하는 것만은 도저히 멈출 수 없다. 강풀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네 사람의 노인들이 자아내는 따뜻한 사랑의 선율을 통해 우리가 잊고 있던 사랑의 감각을 회복시킨다. 입은 거칠지만 속마음은 누구보다 따뜻한 만석(이순재 분). 먼저 떠나간 아내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매일 새벽 우유배달을 하는 그는 골목 어귀에서 폐지를 줍는 송씨 할머니(윤소정 분)와 자주 만나며 서로를 걱정하는 마음을 키워간다. 한편 주차장 관리일을 하는 군봉(송재호 분)은 치매에 걸린 아내 순이(김수미 분)를 돌보며 하루하루 살아간다. 나이 먹은 자식들은 하나 둘 떠나갔지만 언제나 함께인 두 사람은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영화가 들려주는 사랑이야기는 특별할 것 없는 소소한 일상의 연속이지만 울림은 가볍지 않다. 글을 모르는 상대의 눈높이에 맞춰 그림편지를 보내고, 작은 선물을 소중히 간직하며, 가만히 상대의 손을 잡아주는 순간 그들의 특별한 사랑은 우리의 보편적인 감성과 접촉한다. 사실‘노년의 로맨스’라는 표현조차 거추장스럽다. 단지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후회 없는 선택을 하는 네 사람의 이야기는 우리가 간직하고픈 따뜻한 사랑의 온기와 행복한 눈물을 선사한다. 원작을 감성을 유지하며 영화적 속도와 리듬감을 확보한 각색이 돋보이는 가운데 배우들의 호연은 이 영화의 결을 더욱 단단하게 만든다. 멜로드라마와 유머를 적절히 조절한 균형감 역시 칭찬할 만하다. (송경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