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밀폐된 공간 안에서 느닷없이 시작한다. 의문의 폭발로 군함이 침몰하고 있는 가운데 기절했던 장병들은 하나씩 깨어나고 물이 차오르는 선실 안에 갇힌 장병들은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바로 탈출할 것인가 최대한 버틸 것인가. 극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구성원 간의 갈등은 오랫동안 사랑 받아온 흥미로운 소재다. 역시 얼핏 더 늦기 전에 문을 열고 나가자는 김병장과 구조대를 기다리자는 이병장의 대립을 이야기의 동력으로 삼는 듯 하지만, 후반에 이르면 전혀 다른 길을 걷기 시작한다. 천안함 사건이라는 다소 예민한 소재를 다룬 만큼 접근 방법이 조심스러울 수 있음에도 밀폐된 공간에 갇힌 군인의 심리에 초점을 맞춰 전몰자가 겪었을 아픔과 괴로움을 집중력 있게 그려나간다. (송경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