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의 특권은 아이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것? 테츠로와 동거중인 아키는 지금까지는 그렇게 생각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상황은 하루아침에 급변한다. 전처가 교통사고로 갑자기 입원하게 되자, 테츠로가 아키에게는 사전에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여덟 살짜리 아들을 데리고 온 것이다. 갑작스런 소년의 등장으로 두 사람 사이에는 갈등이 생기기 시작한다. 서로를 속박하는 결혼제도에서 벗어나 각자의 생활과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특권을 가진 생활방식인 동거. 아이의 등장으로 관계 속에 지금까지 숨어 있던 갈등의 요소들이 불거진다. 테츠로는 문제의 원인은 아이니까, 아이만 집으로 돌아가면 두 사람 사이는 예전으로 돌아갈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아키는 문제는 더 이상 아이가 아님을 알고 있다. 그녀는 그와 헤어지기위해 새 아파트를 찾기 시작한다. 그녀에게 진정한 자유는 가능한 것일까? 스와 노부히로 감독은 1997년의 데뷔작 <2/듀오>에서와 마찬가지로 시나리오도 없는 즉석 연출의 수법으로, 이야기 속의 허구와 실존적 위기간의 간극을 차근차근 메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