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 안느 슈미트와 리 린치는 유타주 남쪽에 위치한 외딴 마을 행스빌에서 무리 지어 이동하는 버팔로 무리를 본 후, 5년 동안 버팔로 탐험을 카메라로 기록한다. <늑대와 춤을>에서 엄청난 수의 버팔로 떼가 달리는 위협적인 장면은 스크린 장관을 관객에게 선사한 바 있다. 이 다큐멘터리는 버팔로를 다양하고 진기한 구경거리로서의 사냥이 아니라, 짧은 미국역사와 함께 어떤 소중한 것의 상실에 대해 말하고 있다. 감정이 실리지 않은 일정한 톤의 목소리로 나지막이 내레이션을 펼치는 여성감독은 설명적 다큐멘터리라는 한계 내에서 객관적인 거리두기의 영화 찍기 방식을 최대한 추구하며 삶의 생존과 투쟁을 통해 반성적으로 미국역사를 돌아본다. 버팔로와 함께 살아가는 인디언의 마을에는 주유소, 카지노, 모텔들이 들어서있다. 이제 인디언은 관광객을 유인하는 기념품 가게에서나 볼 수 있는 이미지로 퇴색하고, 거대하고 아름다운 헨리 산맥을 끼고 있는 마을은 점점 도시화되어 혼란스러운 정체성을 보여준다. 긴 털과 높은 뿔, 큰 눈, 당당한 어깨의 버팔로는 원래 인디언과 함께 살아가는 북미 대륙의 거인이었고, 식량이기도 하지만 옷과 집을 만드는 중요한 재료로서 인디언 사회의 의식주에 관여하는 인디언 사회의 기반이었다. 그러나 백인이 미국을 정복한 이후 그 수는 급격하게 줄어들고 이제는 멸종 위기에 있는 동물이다. 인디언은 생태주의자인가, 버팔로는 아둔한 동물인가, 백인이 버팔로 멸종의 원인인가에 대한 많은 질문들이 서부의 광활한 풍경을 보며 동시에 떠오를 것이다. (정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