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감독 페드로 코스타의 매혹적인 영화 <아무 것도 바꾸지 마라>는 단순한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매력적인 가수이자 배우인 잔느 발리바르에게 바치는 일종의 영화적 헌사다. 여기서 우리는 그녀의 공연 리허설, 클럽에서의 라이브 공연, 스튜디오에서의 연습 광경 등을 보게 되는데, 세심하게 악구를 다듬고 템포를 조절할 때 그녀가 보여주는 철두철미함은 코스타 영화의 엄격하게 정돈된 구성에 투입된 철두철미함에 상응한다. 이 유연하고 총명한 여배우는 프랑스에서 탄탄한 경력을 쌓아왔는데, 연극 무대에 숱하게 올랐을 뿐 아니라 자크 리베트(<알게 될 거야>)와 아르노 데스 플레셍(<나는 어떻게 논쟁을 벌였는가…(나의 성 생활)>의 영화 등에 출연했다. 그녀는 또한 샹송 가수로도 활동하고 있는데(어쩌면 배우가 아니라 이 쪽이 그녀의 본업인지도 모르겠다), 뛰어난 4중주단을 거느리고 있어 그들의 윙윙거리는 루프음향과 이펙트가 강한 기타음은 고통스런 사랑에 관해 노래하는 그녀의 허스키한 목소리를 차분하고 풍부하게 감싼다. 열렬한 시네필이기도 한 코스타는 이 영화의 접근 방식에 영감을 준 작품으로 고다르의 <원 플러스 원>을 언급한 바 있는데, 음울한 분위기의 디테일과 롱 테이크를 폭 넓게 활용하면서 보이스 오버 내레이션과 인터뷰를 피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또한 <반다의 방>과 <행진하는 청춘>에서 발전시킨, 적은 조명으로 작업하는 그만의 시각적 스타일을 적용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이 관능적인 음악 다큐멘터리는 (이 작가주의 영화감독의 중요한 시금석이라 할) 장-마리스트라우브와 다니엘 위예의 영화뿐 아니라고 전 영화(조셉 폰스턴 버그, 니콜라스 레이)의 미장센 및 <티 매거진> 스타일의 초상 사진, 혹은 최신 유행의 스튜디오 밴드 장르의 예술성을 아우르게 된다. 역설적이게도, 음악 다큐멘터리에 통상 수반되는 흥미 거리들(유명인물, 밴드와 가수 사이의 조화롭지 못한 역학 관계)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바꾸지 마라>는 그 품격 있고 차분한 분위기를 조화롭게 유지하려는 소박한 목표에서 만들어진 조용한 영화다. 그러나 여기서 코스타가 보여주는 정확한 프레이밍과 지속시간의 힘에 대한 직관적인 이해, 더불어 빛과 그림자의 정교한 운용은, 혁신적이고 타협을 모르는 그의 예술적 솜씨를 입증하는 또 하나의 강력한 증거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