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3인조 컨트리음악 밴드 인 딕시칙스는 소위 컨트리 음악의역사를 새로 쓰고 있던 중이었다. 슈퍼볼 경기에서 국가를 부르고, 발표한 앨범이 천만 장 넘게 팔리는 등 대중가수가 받을 수 있는 모든 영광을 누리던 이 밴드는 해외 순회공연 도중 리드보컬인 나탈리 마인스의 사소한 발언 하나로 인해 한 순간에 바닥으로 떨어진다. “우리는 이러한 전쟁과 폭력을 원하지 않습니다. 미국 대통령이 텍사스 출신이라는 사실이 부끄럽습니다.” 흥겨운 공연 도중에 나온다. 소치기 어린 멘트였지만 그 파장은 컸다. 보수 언론 뿐만 아니라 전 미국이 딕시칙스의 이 발언을 문제 삼으면서, 밴드에 대한 대규모 불매운동과 반대 시위가 이어졌고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정치적 발언의 적절성 여부에 대한 토론까지 등장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한 컨트리 음악 밴드에 초점을 맞추어 이들이 겪어야 했던 험난한 ‘정치화’ 과정을 보여준다. 시간이 지나면서 부시의 이라크 전쟁의 정당성이 희박해지고, 밴드가 새로 발표한 음반도 성공을 거두면서 다큐멘터리는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는 것처럼 보인다. 마지막으로 다큐멘터리는 2003년 문제의 발언을 했던 영국의 공연장을 다시 찾은 딕시칙스의 공연을 보여준다. 다소 벅찬 표정으로 무대에 선 딕시칙스의 발언은 이제 공연의 흥을 돋우는 멘트가 아니라 밴드가 선택한 자발적인 선언이 된다. 이것이 이 다큐멘터리의 진정한 해피엔딩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