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순수한 사랑이 존재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순수한 사랑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달려라 자전거>는 세상에 없을 것 같은 순수한 사랑에 대한 연서와 같은 영화이다. 이제 막 대학에 입학하게 된 주인공 하정은 가족들과 함께 지방소도시로 이사를 온다. 떠나보낸 아내와 이들로 인해 괴로워하는 아버지와 아버지를 미워하면서 몽유병을 앓고 있는 동생과 함께 살고 있는 하정에게도 소중한 첫사랑이 찾아온다. 하정은 헌책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수욱에게 묘한 매력을 느낀다. 한적한 시골길에서 꿈결처럼 자전거를 타면서 싹트기 시작한 그들의 사랑은 세계여행을 꿈꾸기도 하고, 기적처럼 항상 꼴찌를 하는 경주마가 우승하기를 기대하기도 한다. 하지만 세상은, 또 그들이 맺고 있는 관계들은 그들의 관계가 지고지순한 사랑으로 발전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하정에겐 복잡한 가족관계가 얽혀있고, 수욱에겐 병원에 누워있는 옛 연인이 존재한다. 영화는 다소 우울한 설정 안에서도 개성 넘치는 인물들을 예쁘고 귀엽게 배치하면서, 밝고 순수한 웃음과 잔잔한 재미를 전달한다. 나름대로 고통을 안고 있으면서도, 거기에 매몰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 주연배우들의 연기 역시 20대 초반 젊은이들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다. 이들의 사랑은 앞으로 살아가는데 큰 원동력이 될 것이며, 예쁜 첫사랑은 마음 깊은 곳의 추억으로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