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을 바라보는 나이의 피에르는 어느 날 친구의 장례식에 참석한다. 늙어가는 동성애자인 피에르에게 친구의 죽음은 불현듯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 사건이었다. 젊은 애인과 사랑을 해도 세월의 흐름, 고독, 사랑, 그리고 아름다움 등 자신을 둘러싼 많은 감정들은 복잡하기만 하고, 연인들이 보낸 열정적인 편지들과 추억이 담긴 물건들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 역시 우수에 차있다. 앙드레 테시네 감독의 여러 작품과 프랑소와 오종 감독의 <사랑의 추억>에서 배우로 활동한 자크 놀로는 중편 한 편을 포함해서 이미 두 편의 장편을 만든 감독으로 이 작품은 2007년 칸영화제 ´15인의 감독들´ 부문에 선정된 작품이다. 자신이 직접 주인공 피에르 역을 훌륭하게 소화해 낸 놀로 감독은 이 작품에서 지극히 단순한 화면 구성을 보여주며 절제된 감정을 시종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영화 전체를 통해 음악의 사용은 극도로 절제되고 있어 그런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는데, 피에르가 여장을 하고 젊은 애인과 함께 있다가 홀로 남아 담배를 피우는 장면에서 흘러나온 유일한 음악은 시종 건조했던 영상과 대비되어 그 효과가 극대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