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즈 너머로 빠르게 지나가는 풍경들로 영화는 시작한다. 그 풍경을 배경으로 어딘가로 이동하는 배우 아사노 타다노부가 보인다. 그리고 ‘다른 세계로의 여행’이라는 자막이 떠오르며 영화는 아사노 타다노부와 함께 이상한 세계로의 여행을 시작한다. 아사노가 도착한 곳은 근대화와 상관없이 살고 있는 비문명 세계이다. 처음에 그를 낯설게 여기던 주민들은 아사노의 따뜻한 체온을 감지하고는 그를 그들의 세계에 받아준다. 그곳에서 아사노는 그들의 희노애락의 삶에 동참한다. 꿈인지 현실인지 알 수 없는 이상한 세계의 체험은 마치 영화와 현실에 대한 은유인 것처럼 보인다. 25년 전 처음 영화를 시작했을 때의 마음으로 돌아가 직접 카메라를 들고 렌즈를 통해 보이는 세상에 대해 다시 생각했다는 구로사와 기요시. 마음이 즐겁게 춤을 춘다는 의미의 제목처럼 <소울 댄싱>은 아마도 그가 처음 영화를 시작하면서 영화를 통해 하고 싶었던 것들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작업이었을 것이다.